제목을 못 정한 책 리뷰



제목을 못 정한 책 리뷰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본 드라마 눈의 여왕에서 매력적인 괴짜 노교수 역으로 등장한 배우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고 익숙한 연기를 선보여, 금방 그가 연극 배경을 가진 배우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연극 무대 배경의 배우들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기에, 그 역시 연극 출신일 것이라 짐작했다. 특히 영화에서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아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나는 인생을 살고 있는 김벌래의 어린시절부터 소리에 빠지기 까지의 일대기가 담겨 있다. 본래 김평호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어떻게 김벌래라는 독특한 별명으로 알려지게 되었는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소리에 대한 열정의 궤적을 따라간다.

작은 체구로 인해 얻게 된 ‘괴물 15843호’라는 별명은 그의 신체 사이즈, 즉 키 158cm에 몸무게 43kg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이 작은 체구가 그의 삶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가 어떻게 연극계의 대가 이해랑 선생님의 눈에 띄어 ‘벌래’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한다.

이 별명은 그가 어디서나 눈에 띄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에서 온 것이다. 선생님은 그의 에너지와 열정을 보고 이 별명을 붙여주셨고, 이후로 김벌래는 그의 예명이자 신분이 되었다.

광고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에게 매우 익숙한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의 “종근당의 덩 소리”와 “굴렁쇠를 굴리던 88돌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그리고 2002 월드컵에서 전 국민을 열광시킨 소리까지, 모두 이 사람의 손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치약광고도 마찬가지다. “정말 열심히 닦으면 이가 그렇게 하얘지고 소리도 나는 줄 알았다” 라는 대목은 역시 그의 작품이었다.

기억 속의 모든 광고 효과음이 떠오르며, 그의 영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혹시 이것도 그의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에는 쓸모없는 소리가 없어. 하찮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그 소리는 정말로 쓸모없는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모르거나 쓸모있게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그 소리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부족했다는 거야.p86


세상은 정말 많은 소리들로 가득하다. 때로는 그 소리들이 귀찮거나 지겹고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소리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든 우리 삶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의 내면 소리를 잡아내는 사람, 그것이 바로 사운드 디자이너이다. 그는 아마 학벌이나 소유물로는 빛나지 않았겠지만, 경험과 열정을 통해 자신만의 앎을 쌓고 쌓았을 것이다.

학벌주의나 관료주의, 고집 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고 현장에서 배운 것들을 발판 삼아 성장해 왔을 것이

광고 소리의 90%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의 철학에는 ‘적당함’이란 개념이 없다고 한다. 그는 거짓 없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노력해왔고 이런 그의 노력을 보며 나는 내 삶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게 되지.성공에 대해서는 신나는 상상을 하되, 실패에 대해서는 빨리 잊어버리는 훈련을 하게.어차피 아무리 잘 치는 프로야구 타자라도 타석의 2/3은 실패한다는 것을 잊지 말게.그러니 실패도 신나게 하게. 사실 ‘실패쟁이’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퍼처럼 부러운 사람도 없어. 그만큼 실패하고도 또 시도할 힘이 생긴 다는 거 아니냐고(p 117)

그의 나이가 60이 훌쩍 넘었다. 내가 그의 나이쯤 되었을때 나는 내가 살아온 나의 길에 대해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나느 내가 했던 모든 일들에 당당하고 모든 정성을 다 했으며나 스스로를 귀하게 여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그가 걸어온 지난 날들에 고개를 숙인다.

더불어 나도 나의 신나고 즐거운 인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기회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포기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