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선거를 읽고



면장선거-독후감상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읽으면서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에 홀딱 빠져들었고, “면장선거”를 읽으면서도 그의 소설에 대한 내 열망은 계속되었다.

이번 소설에서 등장하는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는 이전과 마찬가지인 특별한 캐릭터로 눈에 띄는 인물이다.

이라부는 전혀 의사 같지 않은 모습으로, 마유미 역시 간호사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둘 다 어딘가 부족하고 모자란 듯한 이미지를 갖추고 있어, 이런 캐릭터들이 정신적으로 강박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치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항상 독특한 캐릭터와 심오한 사유로 독자를 매료 시키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면장선거”는 네 명의 환자들의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구단주인 다나베 미쓰오는 신문사 회장이자 프로야구 구단주로 알려져 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현역에서 활동 중인 그는 은퇴와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안고 있다.

특히 어두운 방이나 카메라 플래시 같은 것들이 무서워하며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젊은 세대의 삶의 방식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이라부는 미쓰오에게 마음 편하게 은퇴할 것을 권하지만, 미쓰오는 자신이 여전히 현역에 있어야 한다고 믿어 은퇴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이 소설에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요소를 더하고 있다.


“면장선거”의 두 번째 주인공 안포 다카아키라는 IT 업계의 유망한 사업가이다.

대학 시절부터 신세대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번창시킨 그는 IT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그러나 컴퓨터와 합리적인 사고에 치중하다 보니 기본적인 것들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히라가나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안포 다카아키라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라부는 다카아키라에게 유치원생들과 함께 단어찾기 게임을 하도록 제안한다. 그리고 유치원에 데려가 아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데, 이를 통해 안퐁맨의 캐릭터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면장선거’의 세 번째 주인공은 시라키 가오루라는 중년 여배우이다.

가오루는 특별한 노력 없이도 늘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보여지는 것처럼 연기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도 외모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사람들 앞에서는 기름진 음식도 좋아하는 사람처럼 연기하지만, 그녀는 뒤돌아서 언제 어디서든 운동을 하며 먹은 것만큼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수술을 통해 인공적으로 외모를 개선하는 사람들을 혐오하지만, 동시에 자신도 끊임없이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이중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라부는 그녀에게 살을 한 번 찌워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한다. 이를 통해 가오루의 캐릭터는 더욱 풍부하고 복잡한 면모를 드러내며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면장선거”의 마지막 이야기는 미야자키 료헤이라는 센주시마에 파견된 공무원의 이야기이다.

료헤이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입 공무원으로, 센주시마의 면장선거 때문에 고민에 빠져있다.

센주시마는 오쿠라파와 야기파로 나뉘어 매번 면장선거 때마다 두 그룹 간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료헤이는 어느 쪽을 지지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양쪽에서 그를 편으로 만들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료헤이는 원칙을 지키고 싶어하면서도 선거운동의 부정행위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다.

속이 좋지 않고 배탈이 나기 일쑤인 료헤이에게 이라부는 선거를 그냥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선거의 복잡한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찾으라는 메시지가 전해지며 이야기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끝을 향해 달려간다.

“면장선거”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위에 있지만, 각자 내면에서 어떤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오쿠다 히데오가 코믹하고 엽기적인 상황을 통해 풀어낸다.

특히 이라부와 마유미의 캐릭터는 현대인들이 겪는 마음의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이 독특하게 그려져 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상황설정이 웃길 뿐만 아니라 그 웃음 뒤에는 감정적인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작중에 나오는 코믹한 상황들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동시에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관련된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라부와 마유미 같은 캐릭터들은 항상 생생하게 살아있어서 독자들이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에서 찾기 힘든 특별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런 강렬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감정을 전하며 소설을 더욱 풍부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준다.